마음에 남는 글

신노년 세대가 자식에 품는 기대감

푸른물 2008. 10. 28. 09:58

그들은 바로 그 경제적 자신감 때문에 잠깐 딴 마음을 품어보기도 하다. 나는 자식들에게 페를 안 끼칠 테니까 함깨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절대로 할머니 같은 시어니는 안 될 거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으니, 나 같은 부모라면 지들한테도 이익이잖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자식을 어떻게 키웠는지 까맣게 잊어 버렸나 보다. 그들은 부모들이 당 팔, 논 팔, 품 팔아, 온 힘을 다 바쳐 키워 주었음에도 늘 그것이 성에 차지 않았었다.

그 아쉬움을 자식에게는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악착같이 돈을 모은 그들은 자식들에게 그 돈을 아깜없이 쏟아부었다.

없는 살림에 여러 형제들과 복대기느라 일지감치 기가 겪였던 그들은 자식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주었다. 단 하나 자식들에게 요구한 조건은 공부였다. 그들은 학벌의 쓴맛 단맛을 몸서리쳐지게 맛보았기에 그것을 자식들을 통해 보상받고 싶었다.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줄 테니 공부만 잘해다오. 효도가 따로 없다. 공부 잘해서 일류학교     들어가면 그게 바로 효도야. 일류학교 나와서 행복하게 살면 그게 효도란다. 자식들에게 귀에 못이 박이도록 역설했다.

나이듦에 대하여 중에서-박혜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