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잠자나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넓고 넓은 밤 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 별이 깜빡 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 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 들새 모여 앉아 꼬빡꼬빡 잠자지. 포근포근 엄마 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 우리 아기 예쁜 아기 새근새근 잠자지. 동시 2008.06.28
흔들리는 마음 흔들리는 마음 /김기택 공부를 않고 놀기만 한다고 아버지한테 매를 맞았다.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으니 아버지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미워서 말도 안 할려고 했는데 맘이 자꾸만 흔들렸다. (1995) ▲ 일러스트 윤종태 아이를 때리는 일보다 더 .. 동시 2008.06.28
초록바다 초록바다 /박경종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들지요. 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 초록빛 여울물에 두 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 줘요. (1962) ▲ 일러스트 양혜원 〈초록바다〉는 인생의 반 너머를 실향민으.. 동시 2008.06.28
송아지가 아프면 송아지가 아프면/손동연 송아지가 아프면 온 식구가 다 힘 없제 외양간 등불도 밤내 잠 못 이루제. 토끼라도 병나면 온 식구가 다 앓제 순덕이 큰 눈도 토끼 눈처럼 빨개지제. ▲ 일러스트=윤종태"돼지야, 소야, 토끼야… 미안하다./ 너희들 밥 주는 걸 깜빡 잊었구나./ 딱지 치느라 구슬치기 하느라/ 상.. 동시 2008.06.25
구슬비 구슬비 /권오순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고이고이 오색실에 꿰어서 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 포슬포슬 구슬비는 종일 예쁜 구슬 맺히면서 솔솔솔 ▲ 일러스트=윤종태어떤 사람에겐 시를 쓰는 것이 자신의 불우를 견.. 동시 2008.06.25
별 별 /공재동 즐거운 날 밤에는 한 개도 없더니 한 개도 없더니 마음 슬픈 밤에는 하늘 가득 별이다. 수만 개일까. 수십만 갤까. 울고 싶은 밤에는 가슴에도 별이다. 온 세상이 별이다. ▲ 일러스트=양혜원별을 노래한 시들은 지천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이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하나라.. 동시 2008.06.25
따오기 따오기 / 한정동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돋는 나라 잡힐듯이 잡힐듯이 잡히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 내 아버지 가신 나라 달돋는 나라 <1925년> ▲ 일러.. 동시 2008.06.07
소년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동시 2008.06.05
문구명 문구멍/신현득 빠꼼 빠꼼 문구멍이 높아간다. 아가 키가 큰다. (1959) ▲ 일러스트=양혜원〈문구멍〉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한 동시다. 빠꼼 빠꼼 문구멍이 나 있다. 누가 문구멍을 뚫었나 했더니 저 호기심이 왕성한 아가가 그 주인공이다. 문명을 밀어올린 힘의 바탕인 저 호기심.. 동시 2008.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