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의 향기 / 청 수
싱그러운 바람과 맑은 햇빛으로 성장한 네가
뜨거운 가마솥에서 한증을 하고 나서
밖에 나와 더운 몸을 식히고
다시 시원한 바람에 너를 맡기면
그제야 너는 녹차라는 이름을 얻게 되어
바람과 햇빛과 땅에서 얻은 보물을 품고서
뜨거운 물을 부어도 아무 말 없이 참고 있다가
넉넉히 나눠주는 고운 마음이 향기롭구나.
찻잔 속에 있는 너를 보노라면
푸른 연못처럼 보이고
초록으로 물든 너의 마음은
푸른 동산으로 가슴을 적시고
동산에 부는 바람처럼 너의 향기는
시원하도록 상큼하구나
너를 입에 넣으면 산뜻함이 온 혈관을 적셔서
머리가 가을하늘처럼 맑아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