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기 위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예쁘게 하고 화장을 곱게 하고서 옷장에서 제일 좋은 옷을 골라서 입고 거울을 보고 또 보고 나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갔더니 당신은 보이지 않고 무심한 바람이 내 앞을 스치고 지나갔네. 기다림으로 초조하여 발을 구르고 그리움으로 가슴이 낙엽처럼 탔을 때 드디어 저 만치서 당신이 오는 것 같아 한걸음에 달려 갔더니 무안하여 홍당무가 되었네. 곱게 화장한 얼굴이 얼룩지고 예쁜 옷이 기다림으로 지쳐 후줄근해졌을 때 저 멀리서 당신이 오는데 기다림으로 초조하여 발을 구르고 그리움으로 가슴이 낙엽처럼 탔는데도 자존심이 속삭이는 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연극배우가 되었네. 당신이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곱게 화장한 얼굴이 얼룩지지 않아 해맑은 모습으로 예쁜 옷이 후줄근해지지 않아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원망이 산처럼 쌓여 갔네. 그러나 당신이 웃으며 다정하게 손을 내 밀 때 나는 다짐 하였네. 아름다운 옷을 다시 장만하고 맑은 물울 열심히 마셔서 해맑은 모습으로 당신이 언제 부르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기쁨으로 달려 가겠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