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월 / 청 수
구월은
키 작은 달이라서
괜히 조바심이 드는 달이다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처럼
하루가 유난히 길게 느껴져서
손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하루볕이 어디 라는 말처럼
하루라는 날이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구월은
구름처럼 바람처럼
떠나고 싶어지는 달이다
잠자던 감성이 일어나고
늘어졌던 몸이
물 오른 나무처럼 생기를 찾게 되면
가깝든 멀든 어디든 떠나고 싶어진다
친구와 함께라도 좋고
혼자 가면 어떠리
구월은
생각이 깊어지는 달이다
꿈을 꾸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이 안개저럼 퍼져서
헤어졌던 연인을 만난 것처럼
가을을 다시 만난 설렘으로
잠자던 심장을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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