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봄 / 청 수

푸른물 2015. 5. 8. 08:31
봄 / 청 수 한 걸음 다가오다 두 걸음 물러나고 두 걸음 다가오면 한 걸음 물러나는 봄은 밀 땅의 고수인가 아니면 심술쟁이인가 봄이 왔는가 싶으면 한겨울 같다가 한겨울인가 하면 정말 봄인 것 같으니 알다가도 모를 봄이 아닌가 사랑하는 연인들의 마음처럼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아스라한 안개 같은 봄의 마음인가 겨울바람 같은 들에선 쑥과 냉이를 키우고 춥다 추워하면서 어여쁜 꽃들을 피워내니 겉만 보고는 모를 봄이 아니런가 때가 되면 봄나물을 자라게 하여 봄 향기를 먹게 하고 어려운 중에도 꽃을 피워 예쁜 꽃들을 보여주니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한 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