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자화상 / 청 수
반세기 만에 여고 동창들을 만났네.
해맑던 단발머리 소녀는 어디로 가고
세월이 켜켜로 쌓인 소녀는
큰 바위 얼굴이 되어 나타나서
놀랍고 기쁘고 자랑스러웠네.
오십 년 세월의 높은 바벨탑은
만나자 마자 맥없이 무너져서
그동안 막혔던 세월의 담을 허물고
우리는 단발머리 여고시절로 돌아가
행복하게 웃으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네.
세월에 비친 흰 무명옷처럼 담백한
너를 보면서 나를 만나고
거울에 비친 백자처럼 단아한 너를 보면서
일상의 고단함을 내려놓은
나의 자화상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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