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단절된 대화

푸른물 2012. 11. 19. 07:27

 

단절된 대화 / 청 수

 

식사하세요.

밥 다 됐어요.

요즘 우리 부부가 나누는 대화의 주요메뉴다.

 

젊어서 끊어진 대화의 다리는

시간이 갈수록 까마득하게 멀어져서

돌아 갈 수 없는 다리가 되었다

 

잃어버린 대화 대신 몸짓으로

몇 천 년을 거슬려 올라가서

동굴 속의 원시인이 되어갔다

 

동굴 속에 쌓여 있는

미움의 먼지를 털어내고

얼룩진 상처를 씻어내면

 

대화에 살이 붙고 뼈가 붙어서

너는 “내 살 중의 살이요 뼈 중의 뼈”라는

아담의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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