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파도타기 / 청수

푸른물 2010. 9. 1. 08:26

파도타기 / 청수



강원도 고성 바다에 지인의 손을 잡고서

한 발 한 발  조심조심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파도가 밀려오니 겁이 덜컥 나서

엄마의 손을 놓지 않는 어린애처럼

나도 모르게 지인의 손을 꼭 잡았네.


쉴 새 없이 파도가 밀려오는데

그때마다 놀란 토끼처럼 뛰어오르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데

아 ! 내 키보다 높은 파도가 순식간에 달려드니

한쪽 몸이 기웃둥하면서 바다에 빠졌는데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추슬렀으나

바닷물을 삼킨 입은 짜고 눈은 따끔 거렸네.


조금만 더 하면서 밀려오는 파도를 넘어서는데

재밌기는 하나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

되돌아 나오는데 뒤에서 덮치는 파도는 감당할 길이 없으니

파도에 그대로 당하면서 밀려 나오는데

아! 이래서 뒤에서 총을 쏘는 것이 비겁한 짓인 것을 알았네.


지인의 사랑의 마음과 헌신이 있었기에

내 생전 처음 타본 파도타기는

꿈이 아닌 현실로 생생한 체험으로

무슨 큰일이라도  해낸 것 같은

감격과 기쁨을 온몸으로 만끽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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