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조개잡이 / 청수

푸른물 2010. 9. 1. 08:34

조개잡이 / 청수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리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에서

한길이나 되는 바다 밑 모래 속에서

손수 만든 큰 쇠조리 같이 생긴 도구로

험한 파도와 싸우면서 조개를 캐는 모습이

보기에도 아슬아슬하여 심장이 다 떨렸네.


한참 만에 캐낸 조개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파도와 싸워서 승리한 개선장군 같은데

쏟아 놓은 조개를 보니 크고 작은 조개들이

백합 같기도 하고 바지락 같기도 한데

제 각각 다른 모습이라서 너무 예쁜 것은

하나님이 만들어 준 신비감이 더해서였네.


냄비에 조개를 넣고 끓이니

우윳빛처럼 뽀얀 국물이 나오는데

라면을 넣고 거기에 수제비를 떠 넣으니

푸른 바다의 신선한 풍미가 더해져서

천하의 진미가 따로 없으니 먹을수록 맛있었네.


그것은 손이 부르트도록 조개를 잡은 헌신과

몸이 꽈배기처럼 꼬이는 진부령의 험준한 산길을

사랑으로 운전해 준 희생이 있었기에

산수화 같은 절경을 보는 즐거움도

맛있는 조개를 맛보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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