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잡이 / 청수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리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에서
한길이나 되는 바다 밑 모래 속에서
손수 만든 큰 쇠조리 같이 생긴 도구로
험한 파도와 싸우면서 조개를 캐는 모습이
보기에도 아슬아슬하여 심장이 다 떨렸네.
한참 만에 캐낸 조개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파도와 싸워서 승리한 개선장군 같은데
쏟아 놓은 조개를 보니 크고 작은 조개들이
백합 같기도 하고 바지락 같기도 한데
제 각각 다른 모습이라서 너무 예쁜 것은
하나님이 만들어 준 신비감이 더해서였네.
냄비에 조개를 넣고 끓이니
우윳빛처럼 뽀얀 국물이 나오는데
라면을 넣고 거기에 수제비를 떠 넣으니
푸른 바다의 신선한 풍미가 더해져서
천하의 진미가 따로 없으니 먹을수록 맛있었네.
그것은 손이 부르트도록 조개를 잡은 헌신과
몸이 꽈배기처럼 꼬이는 진부령의 험준한 산길을
사랑으로 운전해 준 희생이 있었기에
산수화 같은 절경을 보는 즐거움도
맛있는 조개를 맛보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