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축, 생일 -신해욱 (1974∼ )

푸른물 2010. 3. 21. 08:27

축, 생일 -신해욱 (1974∼ )

이목구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멋대로 존재하다가

오늘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나는 정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나는 내가 되어가고

나는 나를

좋아하고 싶어지지만

이런 어색한 시간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점점 갓 지은 밥 냄새에 미쳐간다.

내 삶은 나보다 오래 지속될 것만 같다.


한 해에 단 한 번밖에 돌아오지 않는 내 생일은 살아 있는 나를 기념하는 날이다. 그런데 하루하루를 타인의 일상처럼 보내다가 문득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생일날, 내가 오히려 어색해진다면… 그는 자신을 외면하면서 자아가 부재하는 일상을 살고 있는 셈이다. 어쩌다 우리에게 생일날은 내가 아닌 나로 살다가 문득 나를 의식하는 일 년 중의 단 하루가 되어 버렸을까. 현대인은 타인의 생을 살아가는 족속들인가. <김명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