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어릴 때 찐 살 키로 간다고?

푸른물 2010. 2. 12. 18:17

어릴 때 찐 살 키로 간다고?

성장하며 되레 비만 심해져

뚱뚱한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에게 할머니들이 흔히 말하는 "키 크면서 살 빠지니까 걱정하지 말아라"는 조언은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가영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03년 5월 경남에 거주하는 6세~11세의 비만 아동 190명을 선정했다. 그 뒤 2년간 이 아동들이 자라면서 키가 크는 정도와 비만도의 변화를 살펴봤다. 비만 아동은 해당 연령 국내 전체 아동의 평균적인 키와 몸무게 상태를 바탕으로 비만 기준을 정했을 때 가장 뚱뚱한 상위 15% 범위에 드는 어린이를 선발했다.

비만도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를 어린이의 나이와 남녀 차이 등을 감안해 재구성한 수치를 적용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 비만 아동들은 2년간 키가 자랄수록 비만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릴 때 찐 살은 성장하면서 키로 간다는 통념이 있는데, 이번 조사는 이 생각은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대한가정의학회지에 발표됐다.

이 교수는 "어릴 적 비만은 토질이 나쁜 밭처럼 모든 성인 질환의 기초가 되는 나쁜 체질을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해서 정상으로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 번 '비만' 범주에 들어간 아동은 호르몬 분비체계가 뒤엉켜 체내 세포들이 조금씩 상처를 입게 되고, 그 결과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신체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흘러갈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 2009.11.03 23:16 입력 / 2009.11.04 03:13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