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에서’-조태일(1941~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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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 서있어야겠다
마른풀들이 각각의 색깔로
눕고 사라지는 순간인데
나는 쓰러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나는 사라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높푸른 하늘 속으로 빨려가는 새
물가에 어른거리는 꿈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댓잎같이 푸르게, 소나무같이 꿋꿋하게 국토와 민중을 노래한 시인. 모든 것 쓰러지고 사라지는 가을 앞에서도 의연하다. 높푸른 하늘의 깊이로 날아오르는 이상, 가을 물속에 비친 맑은 꿈 저버릴 수 없던 시대. 철 따라 색색 달리하며 드러눕고 일어서는 잡풀들, 감상과 잇속에 젖은 잡것들 반역의 순리, 그 청정함 어이 알리. <이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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