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속에는’ 중-양문규(1960~ )
하늘 받든 은행나무는 안녕하신지?
햇살 푸지도록 환한 날
다시 천태산 영국사로 든다
은행나무는 낮고 낮은
골짜기를 타고 천 년 동안 법음 중이다
해고노동자, 날품팔이, 농사꾼
시간강사, 시인, 환경미화원
노래방도우미, 백수, 백수들……
도심 변두리에 켜켜이 쌓여 있는
어둠이란 어둠,
울음과 울음의 바닷속을 떠돌던
사람이란 사람 모다 모였다
가진 것 없어 정정하고
비울 것 없어 고요한
저 은행나무 그늘이 되고 싶은 게지
국토 한가운데서 국태민안(國泰民安) 기원하는 천년 고찰 영국사(寧國寺). 천년 넘은 은행나무 그늘 부처님 오지랖처럼 넓어 시대의 낙오자 백수들 다 품는가. 안겨 욕심 씻는 청정한 안심입명(安心立命) 법음(法音) 듣는가. 은행나무 부처님 품도 좋은데 나라가 품어줘야 두루두루 안녕일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관련핫이슈 | |
햇살 푸지도록 환한 날
다시 천태산 영국사로 든다
은행나무는 낮고 낮은
골짜기를 타고 천 년 동안 법음 중이다
해고노동자, 날품팔이, 농사꾼
시간강사, 시인, 환경미화원
노래방도우미, 백수, 백수들……
도심 변두리에 켜켜이 쌓여 있는
어둠이란 어둠,
울음과 울음의 바닷속을 떠돌던
사람이란 사람 모다 모였다
가진 것 없어 정정하고
비울 것 없어 고요한
저 은행나무 그늘이 되고 싶은 게지
국토 한가운데서 국태민안(國泰民安) 기원하는 천년 고찰 영국사(寧國寺). 천년 넘은 은행나무 그늘 부처님 오지랖처럼 넓어 시대의 낙오자 백수들 다 품는가. 안겨 욕심 씻는 청정한 안심입명(安心立命) 법음(法音) 듣는가. 은행나무 부처님 품도 좋은데 나라가 품어줘야 두루두루 안녕일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앞에서’-조태일(1941~1999) (0) | 2009.10.21 |
---|---|
비가(悲歌)’-신동춘(1931 ~ ) (0) | 2009.10.21 |
국화 옆에서’ -서정주 (1915∼2000) (0) | 2009.10.21 |
울돌목’ 중-문숙(1961∼ ) (0) | 2009.10.17 |
‘고추잠자리’윤강로(1938~ ) (0) | 2009.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