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늘의 세상] 태안 앞바다는 명품 도자기 보고(寶庫)태안=허윤희 기자 osti

푸른물 2009. 7. 4. 07:38

오늘의 세상] 태안 앞바다는 명품 도자기 보고(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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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03 03:05

12세기 고려선박 포함 도자기 380여 점 발굴

태안 앞바다는 명품 도자기의 수중보고(寶庫)인가.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앞바다에서 고려와 조선시대 도자기, 송·원·명·청대의 중국산 도자기 등 380여 점이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지난 4월 이후 이 일대에서 12세기 침몰된 고려선박 1척 등 선체(船體) 2척과 많은 도자기를 찾았다며 2일 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마도 앞바다에선 작년 고려청자 515점을 건져냈고, 2007년부터 총 943점의 유물을 수습했다. 또 이곳에서 약 4㎞ 떨어진 대섬 앞바다에서는 지난 2007년 주꾸미를 낚다가 고려선박이 발견됐고 그동안 2만3000여 점의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앞바다에서 발굴된 고려·조선 및 송·원·명·청대의 도자기들./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태안 앞바다에 청자가 많이 묻혀있는 이유는 뭘까. 문화재청은 "이곳은 고려 때 국제객관(客館)이 있어서 사신들과 국제무역선의 중간기착지였는데 해저 지형이 복잡하고 조류가 빨라 배가 침몰되는 사고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원래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렸고, '안흥량(安興梁)'으로 이름을 바꿔 선박 운항의 안전을 빌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날 오후 마도 북동쪽 300m 해상. 수중발굴 작업이 한창인 이곳에서 잠수사 3명이 10~20㎏의 납 벨트를 차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10여분 후, 수심 8m 바닥에서 나무 닻에 매달아 사용했던 닻돌이 발견됐다. 이번 발굴에서는 닻돌 11개가 확인됐다. 성낙준 소장은 "배 한 척당 2개의 닻돌이 필요했을 것으로 볼 때, 이 부근에 최소 5척 이상이 침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에 나온 고려청자는 11세기 해무리굽 청자부터 14세기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다양하며, 조선시대 것은 15세기 분청사기와 17~8세기 백자 등이다. 문화재위원인 김영원 국립전주박물관장은 "11세기 후반~12세기 초 것으로 추정되는 명품 고려청자는 고려 왕실이나 귀족 관료의 애장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도자기는 명나라 때인 15~16세기 복건성 남쪽에서 제작돼 동남아로 많이 수출한 청화자기와 청나라의 백자발(白磁鉢), 백자청화초문발(白磁靑畵草文鉢) 등이 포함됐다. 중국 상인들 이름이 붓글씨로 적힌 것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