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前대통령, 경호원 정토원 갔다 온 3분 사이에 투신한 듯 • 당시 행적 재구성 5시47분에 사저출발 확인 등반중 "힘들다, 내려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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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23일 오전 6시45분보다 최대 31분 빠른 23일 오전 6시14~17분 사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수행한 이병춘(45) 청와대 경호과장에게 "정토원에 선 법사(선진규 원장)가 계신지 보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켜 이 과장이 정토원에 간 사이 3분간의 '경호 공백'이 발생했고 바로 이때 노 전 대통령이 투신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과장이 서거 직후부터 27일까지 4차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오락가락 진술을 번복했다"며 "이 과장이 요인을 완벽히 지키지 못했다는 충격과 자책감, 신분상 불이익 등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허위 진술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27일 경남지방경찰청 이노구 수사과장이 발표한 중간 수사결과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재구성하면 노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5시44분 사저 내에서 유서 파일을 컴퓨터에 최종 저장한 후 "등산 나갈게요"라며 인터폰으로 이 과장을 나오게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오전 5시47분 사저 앞에서 기다리던 이 과장과 만나 산행에 나섰다. 이 사실은 사저 앞 CCTV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노 전 대통령은 등산로 입구 부근 마늘밭에서 만난 주민 박모(63)씨에게 "일찍 나왔네. 마늘 작황이 어떻노?"하고 물었고, 박씨는 "작황이 좋지 않습니다"고 답했다. 등산로를 따라 봉화산에 들어선 노 전 대통령은 봉화산 부엉이바위 위쪽에 있는 불교 사찰인 정토원 쪽으로 올라가다 정토원에서 110m 떨어진 '봉수대 0.37㎞'라는 이정표 부근에서 동행한 이 과장에게 "힘들다. 내려가자"고 말하고 부엉이바위로 향했다. 이때 이 과장은 사저에 있던 신모(38) 경호관에게 "하산하신다"는 무전을 날렸다. 오전 6시10분 부엉이바위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은 "부엉이바위에 요즘도 부엉이가 사나? 담배 있는가?"하고 물었고, 이 과장이 "없습니다. 가져오라 할까요?"하자 "아니 됐어요"라고 말했다. 또 폐쇄된 등산로에 사람이 다니는 흔적을 발견, "폐쇄된 등산로에 사람이 다니는 모양이네"라고 했고, 이 과장은 "그런 모양입니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엉이바위에서 뒤쪽으로 5m 정도 떨어진 묘지 옆 잔디밭에 앉아 "정토원에 선 법사가 계신지 보고 오지"라고 했고, 이 과장이 "모셔올까요"라고 되묻자 "아니, 그냥 확인만 해보라"고 했다. 이 과장은 바로 정토원으로 뛰어갔다. 이 시간은 6시14분으로 추정된다. 이 과장은 부엉이바위에서 247m 떨어진 정토원으로 뛰어가 선 법사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부엉이바위로 뛰어 되돌아갔다. 노 전 대통령이 없는 것을 확인한 이 과장은 휴대전화로 사저 경호동에 있던 신 경호관에게 "심부름 다녀온 사이 대통령님이 보이지 않는다. 나와서 내려오시는지 확인 좀 하라"고 했다. 이 과장이 휴대전화로 전화한 시각은 오전 6시17분이다. 다급해진 이 과장은 마애불 부근 등지로 노 전 대통령을 찾아다녔으며, 사자바위까지 갔다 돌아오는 길에 정토원 요사채 앞에서 선 법사를 만났다. 선 법사가 "무슨 일이지? VIP(노 전 대통령) 오셨어?"라고 묻자 "아무것도 아닙니다"고 대답하고는 뛰어 부엉이바위로 되돌아갔다. 당시 인근 3초소에 근무하던 전경은 이 과장이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부엉이바위에 온 장면을 목격했다. 전경은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느라 잠시 시선을 돌렸다. 노 전 대통령은 바로 이때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이 과장이 숲 속으로 노 전 대통령을 찾아다니다 세 차례 부엉이바위에 돌아온 모습을 전경이 목격했다. 마지막으로 부엉이바위에 도착한 이 과장은 '혹시' 하는 불길한 생각에 바위 밑을 보려 했으나 보이지 않자 등산로를 따라 약수터 쪽으로 내려가서 다시 한번 부엉이바위 아래쪽을 살폈다. 이 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흰옷 같은 것이 보여 바위 밑으로 뛰어갔다가 산 아래쪽을 보고 모로 누워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이때가 오전 6시45분. 당초 이 과장이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시각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시간이 실은 '발견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 과장은 휴대전화 단축키를 이용해 경호동에 전화를 걸어 이모 경호관에게 "사고가 발생했으니 차를 대라"고 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상태를 살폈다. 맥박이 뛰지 않는 등 위중한 상태임을 확인한 이 과장은 노 전 대통령을 오른쪽 어깨에 메고 공터 쪽으로 66m를 달려갔다. 인공호흡을 두차례 할 즈음 차량이 도착하자 노 전 대통령을 사저에서 3㎞ 정도 떨어진 진영읍 세영병원으로 후송했다. 세영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7시다. 이노구 경남청 수사과장은 "경호팀의 조직적인 은폐 조작 의혹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권양숙 여사가 사고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유족측에 대한 조사를 일절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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