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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대 명산 찾기] <48> 대둔산 Url 복사하기

푸른물 2009. 6. 2. 07:18
[한국 100대 명산 찾기] <48> 대둔산

"병원에서 매일 똑같은 사람을 만나다 오랜만에 탁 트인 곳에 와서 맑은 공기 마시고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네요."(김영미ㆍ28ㆍ고려대 안산병원 신생아병동 간호사)


"우리 학교에 몽골,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온 유학생들이 있는데 산에 오는 걸 참 좋아해요. 우리나라 학생들도 산에 다니는 버릇을 들이면 좋을텐데 아쉽네요."(이광석ㆍ50ㆍ충남기계공고 교사)


"산을 내려가기가 아쉬웠어요. 다음엔 북풍이나 동풍이 불 때 낙조대에 올라가서 활강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박정훈ㆍ38ㆍ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상비군)


"혼자 산에 왔다면 2~3시간이면 다 돌아볼 거리인데 여럿이 함께 움직이니까 시간은 좀 오래 걸렸네요. 하지만 함께 보조를 맞추면서 이런 저런 얘기 하는 것도 충분히 즐거웠어요."(최성진ㆍ38ㆍ전기업)


"600m 정도 높이의 산만 다니다가 오늘 처음 800m가 넘는 산을 올랐네요. 힘은 좀 들었지만 대둔산의 아름다운 코스를 모두 둘러본 것 같아 뿌듯합니다."(김종필ㆍ44ㆍ성남시 시설관리공단)


▲ 낙조대에서 수락계곡 쪽으로 이어져 있는 능선길을 내려갔다. '100대명산찾기' 참가자들이 하산길에 잠시 쉬며 뒤따라오는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같은 산을 올라도 사람들의 소감은 제각각이었다. 저무는 2008년을 바라보는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1년을 살았지만 돌아보는 마음은 저마다 다르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100대명산'은 지난 일요일(14일) 48번째 등반지로 충남 논산과 전북 완주 사이에 자리한 대둔산(878m)을 찾았다.


완주쪽 대둔산 도립공원 입구로 올라가면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곧바로 구름다리가 놓여 있는 곳이 나온다. 등산객이 많은 코스다.


▲ 대둔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케이블카와 구름다리.

'백산찾사(100대명산을 찾는 사람들)'는 케이블카 대신 비교적 한산한 용문골 쪽 등산로를 잡았다.
대둔산의 옛 이름은 '한듬산'이다. 크다는 뜻의 '한'과 더미란 뜻의 '듬'이 합쳐진 것이다. '한듬산'이라는 옛이름을 달리 해석하기도 한다. '한'이 '깃든' 산이라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 권 율 장군이 2만여 왜군을 1500여명의 군사로 막아냈고 조선 말기엔 동학농민군이 이곳에서 최후의 항전을 펼쳤다. 6ㆍ25 때도 국군과 빨치산이 대치하면서 수많은 이가 목숨을 잃었다. 대둔산 군지골 계곡은 당시 군인들이 많이 죽었다고 해서 '군인들의 지옥'이라 불렸다고 한다.


9시30분에 용문골을 출발해 칠성봉 전망대를 지나 쉬엄쉬엄 2시간을 올랐다. 정상 마천대에 도착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성냥갑 만해 보이는 케이블카가 사람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마천대에서 20분을 내려가면 낙조산장이다. 산장 평상에 앉아 점심을 먹고 따뜻한 햇살을 즐겼다. 산장지기가 건물 뒤에 보물이 있다고 일러준다.
사람 키보다 약간 큰 바위가 하나 있는데 거기 부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산장지기 유옥근씨는 "고려말의 마애불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많이 풍화되어서 희미하다. 그나마 오후 3시가 되면 가장 잘 보인다"고 말했다.


낙조산장에서 낙조대까지는 10분이면 올라간다.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멀리 계룡산과 서대산, 대전, 논산, 금산이 보인다.


낙조대에서 수락계곡 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숲이 울창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등산로는 한적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맑게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