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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 오해와 진실 <하> 적립식 펀드와 착각하지 마라 [중앙일보] 노후

푸른물 2009. 5. 6. 16:53

변액보험 오해와 진실 <하> 적립식 펀드와 착각하지 마라 [중앙일보]

노후자금 마련이 목적 … ‘단기간에 목돈’ 기대 말아야
보험료에서 사업비 빼고 투자
단기 해약하면 원금보다 적어
최소 7년 돼야 펀드 수익과 비슷 … 현금 능력 없다면 가입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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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 가입을 후회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보험을 펀드처럼 생각한 경우다. 정년을 앞두고 2007년 월 200만원이 넘는 돈을 변액유니버설보험에 넣은 A씨(53)도 그렇다. 그는 “몇 년간 집중적으로 보험료를 내고 목돈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가입했다”며 “보험을 판 은행에서도 2년만 넣으면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은 펀드가 아니다. 펀드는 운용 수수료를 제외한 원금의 대부분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지만, 변액보험은 많게는 보험료의 20% 이상을 빼고 투자한다. 사망 보험금 같은 위험 보장에 필요한 돈과 사업비를 떼기 때문이다. 또 펀드는 단기에 해약하면 원금이 아닌 이익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떼지만, 보험은 원금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게 된다.

유니버설보험은 2년(일부는 3년)만 넣으면 보험료 납입을 중지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비는 계속 공제되기 때문에 방치하면 원금이 모두 없어질 수도 있다. 김은미 한화증권 르네상스 부지점장은 “펀드가 주택자금·교육비 같은 목돈을 만들기 위한 투자 상품이라면, 변액보험은 10년 이상을 보고 노후자금 마련에 목적을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과욕은 금물=변액보험은 크게 변액종신보험,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설보험으로 나뉜다. 종신보험은 사망 시 유족에게 보험금을 남기는 것이 주 목적이다. 대한생명 강남FA센터 이명헌 FA은 “변액종신보험은 사망 보장이 우선이고, 여기에 추가 수익을 낸다는 생각으로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액연금보험과 변액유니버설은 저축 기능이 강한 보험이다. 유니버설은 중도 인출과 추가 납입 기능이 있다. 하지만 저축성 보험도 사업비 부담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7년 이상은 투자해야 펀드와 비슷한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백찬현 컨설팅 라이프플래너는 “10여 년간 꾸준히 원금을 쌓는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다른 저축이 없다면 변액보험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여윳돈이 월 50만원뿐이라면 절반 정도는 예·적금에 넣고 나머지를 보험료로 책정해야만 보험을 중간에 깨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교는 필수=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의 ‘공시실’ 코너를 이용하면 각 변액보험 상품의 기간별 수익률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어떤 자산운용사에서 내 돈을 굴리게 될지도 알 수 있다. 사업비 지수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업계 평균보다 많은 사업비를 뗀다는 뜻이다. 사업비가 많으면 그만큼 투자금이 적고, 똑같은 수익률을 내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적을 수밖에 없다.

설계사들이 이해를 도우려고 제시하는 만기 수령액도 잘 따져봐야 한다. 보통 연 10%의 수익을 낸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이보다 낮으면 설계사가 제시하는 금액은 의미가 없다. 요즘은 원금과 일정 수준의 수익을 모두 보장하는 상품도 나왔다. 하지만 여기에도 대가가 있다. 원리금 보장에 필요한 비용(보험료의 0.5~0.7%)을 추가로 떼기도 하고, 통상 7년인 거치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설정한 상품도 있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