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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고혈압 환자 성급한 봄멎아 쿤코 다친다

푸른물 2008. 10. 23. 08:14

중앙일보Life] 노인·고혈압 환자, 성급한 봄맞이 큰코다친다 [중앙일보]

얇은 옷 외출 뇌졸중 불러
독감 막판 기승 … 물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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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이 시작됐다. 봄기운과 더불어 산천 초목엔 싹이 돋고, 동면하던 동물도 긴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화려한 스카프를 걸친 여심은 봄꽃과 경쟁을 시작한다.

하지만 봄기운은 있다 해도 3월은 꽃샘추위도 잦고 일교차도 커 특히 아침·저녁 기온은 겨울철에 해당하는 날이 많다. 습도가 여전히 낮은 것도 문제다.

자연 병원엔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가 줄을 잇고 봄맞이 야외 운동을 하다 뇌졸중으로 응급실로 실려오는 일도 있다.

▶극성을 부리는 호흡기 질환

3월엔 각종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막바지 기승을 부린다. 가장 빈발하는 RS 바이러스의 경우, 건강인은 열·콧물·기침 등 감기 증상을 앓지만 노약자는 폐렴으로 진행할 위험도 있다. 독감보다는 증상이 약한 파라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도 지금이 극성기며 사시사철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도 한몫한다.

제2의 활동기를 만끽하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골칫거리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2~1월에 걸쳐 최고의 발병 피크를 이룬뒤 3~4월에 재차 유행되기 때문. 증상은 고열과 근육통이 생기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 인후통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호흡기 질환 예방에 특히 노약자는 사람 많은 장소에 안가는 게 최선이다. 부득불 외출 시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자. 외출 후 손씻기와 양치질은 온 가족이 실천해야 예방 효과가 좋다.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의 섬모운동을 떨어뜨리는 요인. 따라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해 호흡기를 최대한 촉촉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단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 받을 것. 특히 독감을 방치하면 노약자는 폐렴으로 진행하거나, 세균 감염 등으로 위독해질 수 있다. 다행히 타미플루 등의 독감 치료제를 발병 48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심각한 상태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 땐 혈압 급상승

혈관 문제가 많은 노인·고혈압 환자 등은 추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특히 유념해야 할 뇌졸중은 찬 기운보다 급작스러운 온도가 더 문제다. 실제로 3월에 ‘봄인데…’혹은 ‘잠깐인데…’란 생각을 하며 따뜻한 실내에서 입던 얇은 옷차림으로 집앞을 나왔다가, 온탕욕을 즐긴 뒤 젖은 몸으로 나와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포근한 기온에서 확장된 혈관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갑자기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짧은 순간이라도 찬바람을 쐴 때는 겉옷을 걸치고 장갑·목도리·모자(특히 대머리인 경우) 등을 꼭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

목욕 후에도 젖은 몸은 욕실 안에서 충분히 잘 닦은 뒤 문을 열고 나와야 하며 머리도 나온 즉시 말리는 게 좋다.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3월의 외출 복장은 두꺼운 옷 한 벌 보다는 몸에 끼지 않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도록 하자. 그래야 옷 사이에 공기가 머물러 보온효과도 좋고 실내·외 온도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쉽다.

▶운동은 체력 검사 후 맞춤 운동해야

3월엔 본격적인 운동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전 준비가 우선이다. 운동 전 연령과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 이를 위해선 체력 측정부터 해야 한다.

근육의 힘과 지구력을 보는 근력 검사와 심장·폐 기능을 보는 심폐지구력(기능) 검사는 운동 시 변화하는 맥박·혈압·산소 섭취량 등을 알게 해 운동 종목·운동 강도·운동 시간 등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 관절·근육·아킬레스건 등에 무리가 안 가고 통증이나 부상을 막을 수 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 주신분-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 삼성서울병원 운동의학과 박원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