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채식=건강 스마일

푸른물 2008. 10. 23. 08:03

채식 =‘건강 스마일’ … 유아 때부터 먹여야 아이들 거부감 줄어 [중앙일보]

“질기고 맛이 쓴데 어떻게 먹어요?”

편식하는 어린이의 기피 식품 1호는 채소다. 채소가 식탁에 오르면 얼굴 표정이 일그러진다. 손으로 코를 막고 나물을 먹는 아이도 있다. 어린이도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 등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러나 채소 섭취를 한사코 거부하는 아이가 태반이다.

서구식 식생활로 인해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어린이 성인병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자녀가 원하는 음식만 먹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것이 부모의 고민이다. 과일로 채소를 대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과일은 당분이 많아 과다 섭취하면 비만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일보다 채소에 영양소·건강성분이 더 많이 들어 있다. 86회 어린이날을 맞아 대한영양사협회는 ‘아이에게 채소 먹이는 요령’을 제시했다.

◇자주 노출시킨다=자녀가 채소를 몇 번 거부한다고 해서 부모가 포기해선 안 된다. 시간을 두고 10번 이상 권하면 대부분의 아이가 그 채소에 익숙해진다. 어린이에게 다양한 채소를 계속 맛보게 하면 채소에 대한 거부감은 확실히 줄어든다. 특히 만 1세 전후의 아이는 아직 특정 식품에 대한 기호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 이유식에 채소를 넣어 맛보게 하는 것이 자란 뒤의 편식 예방에 효과적이다.

서울 노원구 보건소 주승현 영양사는 “이유식할 때 오이·당근을 스틱처럼 썰어 아이의 손에 쥐여 주면 아기가 채소의 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며 “이유식 때 채소를 맛보지 않은 아이는 커서도 채소를 기피한다”고 조언했다.

◇과학적으로 설득한다=자녀가 말뜻을 알아듣는 나이가 되면 채소를 먹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납득시킨다. 아이가 자주 보는 신체 백과사전을 이용해 채식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채소를 주제로 한 동화·만화·PC게임·놀이를 하는 것도 채소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린다.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정상진 교수는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가 식물의 뿌리·줄기·잎·씨앗·꽃 중 어떤 부분인지 아이가 분류하도록 하는 놀이를 해 보라”며 “마트에서 자녀에게 직접 채소를 고르게 하고 조리에도 참여시키면 채소에 친근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호박·당근·브로컬리·계란·흑미 등을 이용해 알록달록한 음식을 만들면 아이의 흥미·호기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특히 붉은색·주황색은 어린이의 식욕을 북돋워 준다. 채소용 식기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식기로 바꿔 본다. 영양전문가와의 일대일 상담을 주선하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다.

◇강요는 금물=자녀에게 채소를 무조건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강요하면 그 순간엔 억지로 먹지만 채소에 대한 거부감·불쾌감은 더욱 커진다”며 “싫어하는 채소를 먹이기 위해 아이가 선호하는 아이스크림·초콜릿 등 다른 음식으로 보상하는 것도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이가 채소를 먹었을 때 최선의 보상은 칭찬과 환한 웃음이다. 싫어하는 채소 대신 다른 채소를 먹자고 자녀와 ‘타협’을 하는 것은 괜찮다. 아이가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채소 숨기기도 유용=서울 강서초등학교 김남주 영양교사는 “채소를 잘게 다져 비빔밥·주먹밥·볶음밥에 넣거나 채소에 튀김옷을 입혀 본 모습을 감추는 방법도 있다”며 “눈에 보이는 채소는 다 골라내지만 야채전·비빔밥·채소주스 등은 맛있게 먹는 아이가 의외로 많다”고 조언했다.

이런 아이는 대부분 채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먹는다. 자녀가 ‘채소가 너무 질기다’(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서)고 불평하면 나물·국·죽 등을 만들 때 잘 익히는 것이 좋다. 익히거나 데치면 식이섬유가 끊어져 씹는 느낌이 좋아진다. 채소의 강한 냄새는 튀김을 하면 약해진다. 어린이는 음식을 뭔가에 찍어 먹기를 좋아한다. 자녀가 익힌 나물을 싫어하면 생채소와 쌈장·소스 등을 식탁에 함께 올려 찍어 먹게 한다. 채소에 된장·간장·고추장·카레 등을 넣어 찌개를 끓이거나 조림 음식을 만들어도 어린이의 기호를 높일 수 있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토마토 케첩, 마요네즈, 간장 소스로 샐러드를 만드는 것도 채소 기피증을 완화시키는 데 유용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어린이가 채소를 꼭 먹어야 하는 이유

- 녹황색 채소에 든 카로티노이드 섭취(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돼 성장과 눈의 기능 향상을 돕는다)

-푸른 잎 채소에 든 엽산 섭취(세포의 합성·분열에 관여하며 적혈구 생성에도 필수적이다)

-시금치·순무·콩 등에 든 칼슘 섭취(뼈의 성장을 돕는다)

-식이섬유 섭취(변비 예방,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마그네슘 섭취(효소의 구성 성분으로 신경 안정 작용도 한다)  

자료: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채소를 숨겨서 어린이의 기호도를 높인 음식 메뉴b

오징어 통구이(마늘·생강 등 첨가)

어묵 채소 튀김(시금치·당근·대파 등 첨가)

생떡국(배추·대파·마늘 등 첨가)

신김치 스파게티(신김치·양파·피망·마늘 등 첨가)

삼겹살 깻잎 초회(깻잎·당근·대파·마늘·고춧가루 등 첨가)  

자료: 대한영양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