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최기 손저림증 땐 쉬면 좋아져

푸른물 2008. 10. 14. 07:48

초기 손저림증 땐 쉬면 좋아져 [중앙일보]

방치하면 신경 마비 … 수술도 간단

아내의 손은 섬섬옥수 ‘공주의 손’일까, 가족을 위한 ‘하인의 손’일까? 만일 아내가 손저림증을 호소한다면 후자가 틀림 없다.

‘음식맛은 손맛’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손은 솜씨 있는 기관이다. 하지만 ‘부려먹으면’ 곧잘 성을 내는 부위도 손이다. 대표적인 질환이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과도한 손목 사용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컴퓨터 마우스를 많이 쓰거나 바이올린 연주가·이발사·버스기사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증상은 손이 저리다는 것. 특히 저린 증상이 손바닥과 손가락 쪽으로 나타나고, 새끼손가락이나 손등에는 심하지 않다. 처음에는 주무르는 것으로도 견딜 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더 자주 나타난다. 늦은 저녁과 새벽에 심해 잠을 자다 깨어나 손을 주무르거나 터는 행동을 한다.

목 디스크가 있어도 손이 저리다. 하지만 이때는 머리 이동에 따라 저림 정도가 다르다. 머리를 앞으로 숙이면 목을 지나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더 심하게 저린다는 것.

수근관증후군의 원인은 손목에서 손가락 쪽으로 뻗어 있는 신경다발과 혈관이 눌리기 때문.

부천연세사랑병원 수부센터 김성훈 소장은 “손목에 힘을 주는 일을 반복하면 손목을 지지하는 가로손목인대가 두터워져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다발을 압박한다”고 말했다.(그림)

대표적인 진단법은 신경전도검사.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김우경 교수는 “신경에 전기를 흘려보내 전기의 흐름을 측정하는 것으로 신경의 손상 정도를 알 수 있고,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휴식과 작업 환경 개선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신경차단요법이나 팔목에 부목을 대는 방법이 동원되지만 인대가 심하게 두터워져 있다면 수술로 신경 압박을 풀어줘야 한다.

수술은 매우 간단해졌다. 김성훈 소장은 “과거엔 인대 부위를 길게 쨌지만 지금은 1㎝ 정도만 절개하고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후유증도 적고, 회복도 빠르다”고 말했다. 수술 당일 퇴원하지만 2주 정도 붕대를 감고 있어야 한다.

손저림 증상을 방치하면 신경막 조직이 변성된다. 손가락 감각이 무뎌지고 엄지손가락 아래 부분이 꺼지기도 한다. 손바닥이 마르며 납작해지는 ‘탈수초화 증상’이다. 나중에는 평소에도 저리고, 엄지손가락 근력도 약해진다.

김우경 교수는 “손저림증을 오래두면 수술을 해도 신경 회복이 안 되거나 더딜 수 있다”며 “초기에 치료받을수록 비수술요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근관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손을 많이 쓰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2∼3분 손스트레칭을 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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