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푸른물 2024. 2. 11. 15:20

늘 , 혹은 때때로 /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조병화:  1921 5. 2~2003 3.8

경기도 안성시

스쿠바 대학교 물리화학과

1949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

1995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1985  대한민국 예술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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