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갈등 / 김광림

푸른물 2015. 12. 17. 18:36

갈등 / 김광림

 

빚 탄로가 난 아내를 데불고
고속버스
온천으로 간다
십팔 년 만에 새삼 돌아보는 아내
수척한 강산이여

그동안
내 자식들을
등꽃처럼 매달아 놓고
배배 꼬인 줄기
까칠한 아내여

헤어지자고
나선 마음 위에
덩굴처럼 얽혀드는
아내의 손발
싸늘한 인연이여

허탕을 치면
바라보라고
하늘이 저기 걸려 있다

그대 이 세상에 왜 왔지
―빚 갚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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