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즐거운 여행 / 청 수

푸른물 2014. 7. 12. 08:18
즐거운 여행 / 청 수 강원도 홍천에 있는 비발디라는 곳에 여섯 명의 친구와 여름 여행을 떠났네 한차로 타고 가고, 한솥밥을 먹으며, 한방에서 잠을 자면서 피붙이, 살붙이보다 더 가까이 아교풀처럼 우정이 찰싹 붙었네. 밤이 깊도록 듣는 친구의 이야기는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처럼 귀에, 마음에 물처럼 스며들어서 시간 가는 줄도 지루한 줄도 모르고 조용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재미있었네. 마음 속 깊은 곳, 바닥 깊숙이 박혀 있던 아픔과 상처, 슬픔과 고독을 친구라는 두레박으로 길어 올려 우정이라는 햇볕에 널어놓으니 어느새 마음에 조각구름이 떠 있었네. 가족과의 여행은 신경을 쓰다 보니 피곤해서 형제와의 여행은 부담이 되니 마음에 짐이 돼서 지인과의 여행은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불편했는데 친구들과의 여행은 흉허물 없이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고 감싸는 사랑의 마음이 있어서 내가 해본 어느 여행보다 즐거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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