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시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 이인구

푸른물 2014. 2. 13. 05:59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 이인구

 

 

구름 몇 점
입에 문 채로
푸른 하늘 등에 업고
바람처럼 시들거나
구겨지지 않는
노래 부르며

 

 

숲의 문 차례로 열어젖히고
끝 보이지 않는 깊은 산 속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어가
마음의 어둠
검은 밤처럼 던져 버리고

 

 

우수수
쏟아질 듯 열린
하늘벌 가득한 별들을
한 낫에 추수하여
아무도 갖지 못한
한 재산 일구어내는

 

―이인구 (1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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