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시

웃는 당신 / 곽효환

푸른물 2014. 2. 13. 05:49

웃는 당신

당신, 날 보고 웃네요
찻잔 둘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낡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오래전에 그랬듯이
당신, 여전히 날 보고 웃네요
어느새 창밖에는 눈발 가득하고요
나는 아직 못한 말이 있는데
아니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두고 온 말들은 머릿속을 맴돌고
나는 이렇게 아픈데
여전히 아무 말 못했는데
빙그레 미소를 머금은 당신,
내 앞에 웃고만 있네요

-곽효환(1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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