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우리 엄마 / 청 수

푸른물 2013. 11. 20. 03:31
우리 엄마 / 청 수 열여섯 어린 나이에 시집 와서 열 식구의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 우물에서 물 길어다 밥하고 빨래하고 가마솥에 불 때어 밥을 했던 고달프게 하녀처럼 사셨던 우리 엄마 남편하고 둘이서 외출 한 번 못해보고 당신을 위해서 치장 한 번 못하고 소처럼 묵묵히 일만 하면서 맏며느리 노릇을 못한다고 고개 숙이고 남편의 사랑은 사치로 생각하셨던 우리 엄마 시부모에 시동생이 셋이요 시누이가 둘인 어느 누구도 만만치 않은 시집식구들에게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사남매의 막내가 너무 일찍 시집와서 고생만 하다가 마흔도 안 되어 돌아가신 불쌍한 우리 엄마 아들 딸 아홉을 낳으셨으나 넷은 먼저 보내서 엄마의 가슴에 피멍으로 남은 자식들 손수건 한 장 엄마한테 선물 한 적 없고 화수분처럼 받기만 했던 큰딸은 같은 여자이기에 세월이 갈수록 너무 가엾으신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