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원인 못탖는 위장장애, 두통.근육통.피로감 동반

푸른물 2012. 11. 23. 07:39

원인 못찾는 위장장애, 두통·근육통·피로감 동반

위에서 나온 독소, 전신 공격… 스트레스 등 심리 요인도 원인
환자 절반, 5가지 넘는 증상
발효 한약으로 독소 제거… 양방, 위장약으로 증상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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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0.17 09:12

위내시경을 해봐도 별다른 질병이 발견되지 않지만 소화불량·속쓰림·더부룩함 등과 같은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하는데, 기능성 위장장애를 가진 사람은 대부분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과 같은 다른 증상을 함께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명 중 4명 세 가지 증상 동반

위담한방병원이 기능성 위장장애 증상으로 이 병원에 온 991명을 조사한 결과, 86.5%(857명)에서 두통·어지럼증·피로감·근육통(어깨결림, 뒷목 뻣뻣함, 담 결림)·가슴통증·안구통증 및 건조·호흡곤란·구취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같이 있었다. 78.7%(780명)는 3가지 이상의 증상을 함께 갖고 있었고, 45.5% (451명)는 5가지 이상이 나타났다. 동반 증상 중에는 근육통이 56.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구통증 및 건조, 가슴통증, 불안감, 두통, 건망증, 어지러움, 호흡곤란의 순서였다. 기능성 위장장애의 동반 증상에 대한 대규모 조사는 거의 없었으며,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한한의학회지에 발표됐다.

기능성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의 80% 이상은 근육통, 안구통증과 같은 다른 증상도 함께 호소한다. 한방에서는 위에서 생긴 담(痰) 독소가 위를 딱딱하게 하고, 전신에 퍼져 여러 증상과 질병을 일으킨다고 본다. 사진은 굳어진 위를 풀어주기 위해 복부에 고주파 마사지를 하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이 병원 최서형 원장은 "한방은 원인을 못 찾는 위장장애의 상당수가 위 바깥 부분인 위벽에 독소가 쌓여 생긴 담적병(痰積病) 때문으로 본다"며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 부패물에서 생긴 독소가 우선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혈관과 림프절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동반 증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담 독소가 뇌에 끼면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기고, 눈 주위에 끼면 안구건조나 안구통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양방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 최근 정립됐다. 대장 점막이 손상되면 죽은 균에서 생성되는 내독소가 체내로 들어가 아토피 피부염·자가면역질환·당뇨병·치매 등과 같은 질환을 일으킨다. 이를 '장누수증후군'이라는 질병으로 간주한다.

심리적 원인 때문에 생기기도

기능성 위장장애는 극심한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생긴다. 이때는, 다른 심인성(心因性) 질병인 과민성대장증후군, 만성피로증후군, 섬유근육통증후군 등을 흔히 동반한다. 최근 이스라엘 텔아이브메디컬센터 소화기내과 스퍼버 박사팀이 연구한 결과,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30~70%는 섬유근육통증후군이 같이 있고, 35~92%는 만성피로증후군이 있으며, 29~79%는 만성골반통이 같이 나타났다. 기능성 위장장애 환자의 15~42%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캐나다 연구 결과도 있다.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병원장은 "병의 뿌리가 '심리적인 요인'으로 같기 때문에 여러 질병이 같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방은 독소 제거, 양방은 대증치료

기능성 위장장애와 다른 증상을 함께 가진 사람은 한방에서는 복진을 통해 위가 얼마나 딱딱한지, 누르면 아픈지 등을 체크하고 위장장애를 우선 해소한다. 최서형 원장은 "경락에 전기를 흘려보내 각 장기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EAV검사(경락공릉검사) 등을 통해 담적병으로 진단되면 발효 한약을 쓰면서 복부에 초음파·고주파 마사지를 해 굳은 위를 풀어준다"며 "상당수의 환자는 위장 장애와 전신 동반 증상이 함께 개선된다"고 말했다.

양방에서는 소화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對症) 요법을 쓰면서, 동반 증상에 따라 필요한 경우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 등을 함께 처방해 심리적 원인을 풀어 준다. 민영일 병원장은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인지하고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부 환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만 해도 동반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