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단상 / 정정근
비가 억수로 쏟아질수록
비물이 세차게 흐를수록
거슬러서 거슬러서
러브하우스로 향하는 차량 행렬은
빠르고 길다
미등은 전조등을 본다
교회 첨탑에 불을 켜지고
러브하웃스 불빛은 황톳물이 된다
어둠이 불그스레 씻긴 것
비를 즐기는 사람
비를 즐길 수 없는 사람
사랑이 샘솟는 그곳에
육체와 영혼은 잠들어 있다
오늘의 휴식은 그렇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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