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자화상 / 청수
우리의 만남에
세월이 눈처럼 쌓이고
십 년 만에 만나도
반가움에 세월이 봄눈처럼 녹는다.
그동안 꼭꼭 싸매두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흉허물 없이 풀어놓는데
오래 묵어 곰삭은 된장찌개처럼
이야기들이 구수하고 정겹다.
남편 흉과 자식자랑에
세월의 강을 넘나드는데
얼레에 감긴 연줄처럼 술술 풀려서
연줄이 하늘에 닿았다
세월에 비친 너를 보면서 나를 만나고
흰 무명옷을 입은 것처럼 소탈한
거울에 비친 너를 보면서
고단함을 내려놓은 나의 자화상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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