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목사님 3부자’가 경쟁하며 사는 이야기
“재밌는 얘기 먼저 써먹을까봐 설교 앞다퉈 하려고 하죠 하하”
지난 16일 저녁 서울 신림동 왕성교회(길자연 담임목사). 교회를 가득 메운 교인들은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폭소를 터뜨렸다. 교인들이 더욱 크게 웃은 것은 강사가 김장환 목사(극동방송사장·72)와 트루디 김(68) 여사 사이의 둘째 아들 김요한(39) 목사였기 때문. 외모로 봐선 서양인 같기도 한 그가 유창한 우리말로 “죽 쑨다” “아버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바로 ‘작업’(?) 들어오신다” 등 농담을 할 때마다 청중들은 큰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은 김장환·요셉(수원 원천침례교회·45)·요한(대전 함께하는교회) 부자(父子)가 하루씩 강사로 나서는 ‘3부자 부흥회’의 둘째 날 풍경. 첫날인 15일 저녁과 16일 새벽엔 아버지 김장환 목사, 16일 저녁과 17일 새벽은 김요한 목사, 마지막 17일 저녁엔 장남 김요셉 목사가 강사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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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자 부흥회’는 장점도 많다. 성서의 ‘탕자의 비유’를 각각 아버지, 장자, 탕자의 입장에서 설교하면 청중들이 귀 기울여 듣는다고 3부자는 말한다. 게다가 혼혈 자녀들을 목회자로 키워낸 이야기와 자녀 입장에서 본 목회자 아버지의 모습을 듣는 것도 쉽지 않은 기회다. 반면, 강사 입장에선 단점도 있다. 청중이 지루하지 않도록 드는 예화가 겹쳐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요한 목사는 “마지막 날 설교할 때 청중들 웃음의 느낌이 이상할 경우가 있는데, 십중팔구 아버지나 형이 그 예화를 먼저 써버렸을 때”라며 “그래서 3부자가 서로 먼저 설교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두 아들이 원래 목회자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극장도 못 가고 목사 아들로서 제약이 너무 많아서”(요셉) “늘 넥타이, 양복 차림으로 지내는 것이 싫고, 성경이 너무 어려워서”(요한)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각기 교육학과 매스컴을 전공한 두 아들은 결국 진로를 바꿨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빌리 그레이엄 목사 부흥회 통역을 하셨는데 지금도 생생하다”는 김요셉 목사는 지난 7월 ‘제2의 빌리 그레이엄’으로 불리는 미국 릭 워렌 목사의 상암경기장 부흥회 때 통역을 맡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칭찬을 듣기도 했다.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성격 급한 순서대로 라면 아버지-장남-차남 순. 그래서 이들은 서로를 ‘초침(秒針)’ ‘분침(分針)’ ‘시침(時針)’이라고 부르며 웃는다. 세 가지 바늘이 하나의 시계를 구성하듯 3부자는 서로의 장점을 본받으려 한다. 특히 아버지에 대해서 두 아들은 ‘잊어버리기 전에 바로 해라’ ‘무조건 도와줘라. 남의 도움은 절대 잊지 말고, 너희가 도와준 것은 바로 잊어라’는 태도를 본받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 김장환 목사는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인 만큼 언제나 교인들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고, 내가 좀 피곤하더라도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남 요셉 목사는 “앞으로도 세 사람 사정이 허락한다면 ‘3부자 부흥회’를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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