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암산 정자에 벼락… 등산객 18명 다쳐김성모 기자 sungmo@chosun.com 기

푸른물 2010. 9. 7. 07:08

불암산 정자에 벼락… 등산객 18명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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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9.06 03:13

폭우 피하려 들어갔다가 화상 입고 충격에 쓰러져
벼락칠 땐 돌출된 곳 위험… 골짜기 쪽으로 내려가야

5일 오후 2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불암산 정자 불암정에 벼락이 떨어져 비를 피하던 등산객 18명이 화상을 입거나 벼락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타박상을 입었다.

등산객들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좋아 산에 올랐다가 오후 들어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자 불암정으로 피했다. 그러나 오후 2시쯤 정자에 번개가 쳤고 등산객들은 벼락 소리와 충격에 놀라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었다.

이 사고로 허리와 오른쪽 허벅지, 종아리에 화상을 입는 등 가장 크게 다친 장모(49)씨는 "산에 오르다 비가 와서 정자에 갔다가 벼락에 맞았다"며 "벼락을 맞았는지 다리가 잘려나간 줄 알았다"고 했다. 친구들과 불암산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이모(49)씨는 "갑자기 '꽝'하는 소리가 나더니 불꽃이 튀며 연기가 나고 뭔가 타는 매캐한 냄새가 났다"며 "깨어 보니 다리가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충북 증평군에서 70대 노인이 산에서 벌초하고 내려오다 벼락을 맞고 숨졌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 기계실에서 낙뢰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낙뢰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상가가 낙뢰로 10~20분간 정전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식당과 서점이 있는 지하 1층 매장에서 비상등을 뺀 전등이 모두 꺼졌고 휴대전화까지 불통됐다.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도 발권 업무가 중단됐고 영화관에서도 15분간 상영이 중단돼 관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방재청은 고도가 높은 산에는 벼락이 자주 떨어지고 낙뢰 사고도 평지보다 많이 발생하므로 등산객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벼락이 암반에 떨어지면 전류가 바위 전체로 흐르게 된다. 빗물이 전도체 역할을 해 암반 위에 서 있던 등산객들이 피해를 보기 쉬우므로 벼락이 내리칠 때는 고지대의 노출된 암반은 피해야 한다. 또 주변에 큰 나무가 있으면 '피뢰침'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떨어지는 게 좋다.

낙뢰를 피하기 위해서는 몸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다. 특히 등산용 스틱 같은 쇠붙이를 자기 몸보다 높이 들면 낙뢰를 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위험한 행동이므로 삼가야 한다. 대신 움푹 파인 곳이나 골짜기 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야영 중이면 침낭 같은 물체를 깔고 앉아 몸을 웅크리는 것이 좋다.

소방방채청은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벼락 등 돌풍이 예상되면 아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등산객은 빨리 하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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