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靑春보다 뜨거운 두 열정] 99세 최고령 현역 변호사 김병두씨 "비결 뭐냐고

푸른물 2010. 8. 7. 06:14

靑春보다 뜨거운 두 열정] 99세 최고령 현역 변호사 김병두씨 "비결 뭐냐고? 욕심 안내고 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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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8.06 02:59 / 수정 : 2010.08.06 03:35

김병두 변호사는 1912년생이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100살이 된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최고령 변호사로, 지난달 백수연(白壽宴·99세 생일잔치)을 치렀다. 그날 한자리에 모인 8남매와 며느리·사위·손자·손녀에 증손들까지 더했더니 100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정정하다. 월~금요일 아침이면 자신이 대표인 강원도 원주의 치악종합법률사무소로 출근해 주로 공증업무를 본다. 목소리도 또랑또랑하고, 안경 역시 노인이 많이 쓰는 돋보기가 아니라 근시용 오목렌즈다. 86세까지는 직접 재판정에 나갔었다.

진기주 인턴기자 (중앙대 컴퓨터공학 4년)
많은 사람이 '100세를 앞둔 현역 변호사'의 비결을 묻지만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비결? 없어. 그저 욕심 안내고 자기 일에 꾸준하게 충실하면 돼. 가능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맨손체조도 좀 하고…."

그의 경력은 곧 한국 법조계 역사라 해도 과언 아니다. 경북 상주생인 그는 해방 직후인 1946년 판·검사 임용시험에 합격, 3년 뒤 장흥지청 검사로 부임했다. 이후 서울지검·순천지청·강릉지청 등을 거쳐 원주지청장을 끝으로 1970년 개업했다. 변호사 경력만 40년이다.

"1949년엔 서울지검 검사가 검사장·차장까지 합쳐 고작 17명이었어. 내가 검사하는 동안 6·25 전쟁도 일어났고, 5·16 쿠데타도 벌어졌지."

김 변호사는 "같이 늙어가던 법조계 동기들은 다 떠나고, 집사람마저 3년 전에 가고, 이젠 나만 남았다"며 "얼마 시간이 지난 것 같지도 않은데…, 세월 참 빠르다"고 했다.

"재판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예요. 눈앞의 이득을 노리고 억지를 부리면 나도 변호인이 아니라 피고인이 될 수 있어요.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잡아왔지." 무료변론을 많이 맡았던 변호사로 알려진 그는 "도울 수 있으면 돕는 게 우리 직업의 도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병두 변호사는 서울 후암동에 42년 된 낡은 양옥집이 있다. 주말이면 거기서 둘째 부부와 지낸다. 둘째 며느리 김필란(61)씨는 "아버님은 재판 결과에 크게 연연하신 적도, 아랫사람에게 모진 소리를 하신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을 안 하시니까 건강하고 오래 사시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