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도권I] "집안에서도 빈발… 안전지대가 없다"손장훈 기자 lustfor@chosun

푸른물 2010. 7. 23. 04:55

수도권I] "집안에서도 빈발… 안전지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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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21 22:42

성폭력 아동과 보호자 치료…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
친족사이 어이없는 사고 많아 피해있을땐 심리치료 병행해야
상담통해 2차피해 입지 말도록

"임상상담사로 1년 가까이 일해왔는데, 아이가 성폭력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도 그 부모가 돈을 버느라 바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너무 안타까웠어요."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 성폭력 피해 아동의 부모를 만나 상담하는 역할을 맡고있는 연모(30·여)씨는 피해 아동과 그들의 부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제일 먼저 나타냈다.

그는 피해 아동 부모에게 피해 내용을 듣고 지원받고 싶은 내용이 무엇이고 어떤 지원을 해 줄 수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해준다. 어떤 지원 프로그램을 받아야 할지 결정이 되면 피해 아동과 피해 아동의 부모는 센터의 지원속에 치료를 받게된다.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년 가량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식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충격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부모는 안정을 찾고 앞으로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고 후유증을 극복할지에 대해 설명을 듣게된다.

지난 2008년 12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문을 연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는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모두 400여건의 아동성폭행 사례를 상담하고 지원해 왔다. /연합뉴스
1년6개월만에 400여건 피해자 지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한화빌딩 5층에 있는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는 지난 2008년 12월 26일 서울, 광주,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13세 미만 아동과 지적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5년간 자기 보호 능력과 성적 결정 능력이 없는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이 80.2% 증가한 데 따라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성부가 설치하고 분당차병원이 위탁 운영을 맡은 이곳은 지난해 초부터 이번 달까지 모두 400여건의 아동성폭행 사례를 지원했다. 지난 한해동안 총 256건의 사례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81%인 207건을 성폭력피해 의심사례로 지목해 지원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지원 사례가 더 늘어나 벌써 200건을 넘기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그동안 피해아동은 만 7세 이하 유아가 40%, 만 8세 이상부터 13세 이하 초등학생이 42%로 비슷한 수준이다. 가해자의 관계는 '아는 사람'이 66%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친족 성폭력이 28%나 차지했다. 친족 성폭력 중에서도 친척(10%)보다는 직계 가족(18%)에 의한 성폭력이 더 많았고 직계가족 성폭력 중 67%가 친부에 의한 사건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동급생(10%)이나 선후배(9%)에 의한 성폭력이 19%에 이르러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동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서비스'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센터에서 관련 지원을 받게 되면 다른 기관을 여러 번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센터에서는 산부인과 및 정신과 전문의 등에 의한 의료지원뿐 아니라 피해아동 및 가족에 대한 전문 상담, 피해 아동의 심리상태를 평가하고 치료하는 심리치료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자문 변호사에 의한 법률 및 소송지원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으며 피해자의 부모에 대한 상담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최중언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장은 "아동 성폭력 피해는 한 번의 상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정신·신체적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성폭력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면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원스톱'으로 받아 아동이 사건 이후에 2차 피해로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교정 치료 프로그램 개발, 아동 성폭력에 대한 기초 조사 및 연구 활동도 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물론 야간에도 전화(☎ 031-708-1376)를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고 있다.

차승희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 부소장은 "아동 성폭력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회적이고도 제도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원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보호받는 세상을 열어나가도록 최대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