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물질만능 반성해야 희망이란 선물 받을 수 있어” [중앙일보] 기사

푸른물 2010. 7. 18. 08:15

물질만능 반성해야 희망이란 선물 받을 수 있어” [중앙일보]

2008.12.25 00:55 입력

지구촌 성탄 메시지·표정
각국 상점들 울상이지만 베들레헴엔 관광객 몰려
2000년 이후 최대 인파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올해 성탄절이 세계 경제위기를 부른 물질 만능주의를 반성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크리스마스에 걸맞게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당부도 있었다.

◆“성탄절 의미 되새겨야”=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일 “세계적 위기를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가치인 온정과 검소·사랑·연대를 재발견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가 물질주의와 소비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예수 탄생의 비밀에 깃든 희망의 메시지를 자신의 선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탄절에는 인간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며, 모든 사람이 기쁨과 빛, 평화의 선물을 받기 바란다”고 축도했다.

호주 시드니 대주교인 조지 펠 추기경은 24일 “올해는 1930년대 이래 가장 큰 경제적 격변을 맞은 해”라며 “세계 의 지도자들이 어떻게 위기를 불러왔는지 궁금해하기보다는 가족과 친구, 공동체에서 얻는 ‘일상의 축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이날 버킹엄궁이 미리 배포한 성탄 메시지에서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여왕은 “크리스마스는 축복의 시간이지만 올해는 많은 사람에게 축복보다는 우울한 시기가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25일 영국 TV 방송 채널4를 통해 성탄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루 전 미리 배포된 녹화 방송 자료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기독교도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예수가 오늘날 살아있다면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팽창주의 세력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그가 이란어로 전한 성탄 메시지는 영어 자막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불황 속 성탄절 축하=98년부터 크리스마스를 휴무일로 허용한 쿠바에선 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크리스마스 선물 주문이 몰리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정하고 달러로 결제하면 쿠바의 친척들에게 24시간 내 배달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는 것. 럼주와 쿠바 남성들이 즐겨 입는 셔츠형 재킷뿐 아니라 평면TV, 캐나다산 크런치 피넛버터 등 값비싼 수입품이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수 탄생지인 이스라엘 베들레헴은 순례객과 관광객이 몰리며 3000여 개 호텔에서 빈 방을 찾기 힘들 정도로 성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베들레헴의 빅토르 바타르세 시장은 23일 “이번 주에 25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6만5000명)보다 네 배 가까이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베들레헴은 올해 12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 2000년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베들레헴 주민들은 내년 5월 예정된 교황의 방문이 관광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 플라자 앞에 설치된 22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은 인파로 붐볐다. 그러나 인근 타임스스퀘어 주변의 상점이나 메이시·블루밍데일 등 백화점은 사상 최악의 매출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달 초 백악관 앞뜰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에는 장난감 기차와 각종 장식물이 설치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22일부터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서울=정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