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에 있는 세계적 레스토랑 '프렌치 론드리' 주방 지휘하는 한국계 코리 리
"어릴 적, 요리는 제게 먹는 것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수백 가지 다양한 음식이 공존하는 미국땅에서 어머니께서 해 주신 음식은 제 뿌리와 혈통, 문화를 깨우치는 소통의 수단이었죠."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세계적인 레스토랑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에서 만난 이 식당의 주방장(chef de cuisine) 코리 리(Corey Lee·32·이동민)는 요리를 "내 존재이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프렌치 론드리'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점인 스리 스타를 기록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의 하나다. 두 달 전 예약이 필수인 이곳은 하루 70명의 손님을 위해 105명의 스태프가 아침부터 밤까지 불을 밝힌다. '프렌치 론드리'와 역시 미슐랭 스리 스타를 받은 '퍼 시(Per se)'를 소유한 '마에스트로' 세프 토마스 켈러(Keller) 밑에서 프렌치 론드리의 주방을 지휘하고 있는 코리 리는 미국의 요식업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의 '뜨는 요리사(Rising Star Chef) 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 ▲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 스리 스타를 기록한 ‘프렌치 론드리’의 주방을 맡고 있는 코리 리는 “어머니의 손맛 덕에 오늘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그가 “이 사진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이메일로 직접 보내 준 사진이다./코리 리 제공
토마스 켈러로부터 "기술적으로 뛰어난 요리를 선보이는 타고난 예술가이자 환상적인 음식의 조화를 선보이는 존재"라는 찬사를 들은 그는 "어머니가 생일에 차려주신 미역국과 설에 먹던 떡국을 통해 음식의 다양한 풍미를 알게 됐다"며 "어릴 적부터 동서양 요리 스타일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컸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외국이라면 겪어봤을 인종차별도 그는 주방에선 경험해보지 않았다. "요리를 할 때 중요한 건 피부색이 아니라, 얼마나 요리를 잘 표현하고 기술을 구현하는가 하는 점이에요. 그래서 제가 더 요리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주방엔 차별이 없어요."
일주일에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80시간 외의 남는 시간마저도 요리 연구에 쏟아붓는다는 그는 내년 봄 직접 레스토랑을 오픈할 계획. "요리는 가구나 도예처럼 일종의 솜씨를 보여주는 분야 중의 하나지요. 하지만 일단 요리가 예술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지상에서 느낄 수 있는 극상의 감각을 오감을 통해 보여주는 유일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동료, 그리고 내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진정한 요리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