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망년회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이 아쉬워서 모인 자리에서
임금님이 마셨다는 귀한 차를 대접받으니
신분이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가 싶더니
마음도 비단옷을 입은 듯 우아해지네.
찻잔을 주고받으며 덕담도 주고받으니
귀는 즐겁고 가슴은 따뜻해지네.
차를 마실수록 가슴엔 꽃길이 놓이고
대화는 시를 읊는 듯 음악처럼 들리니
백조가 춤을 추는 듯한 착각에
내가 예술의 전당에 온 줄 알았네.
찻잔 속에 철학과 해학과 유머가 녹아 있으니
일 년 중 364일을 헛되이 보냈다고 해도
캄캄한 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북극성처럼
오늘 하루가 이처럼 보석처럼 빛나니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이 밤이 조금도 아쉽지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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