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보리암에서’ - 김원각(1941~ )
소원 따위는 없고, 빈 하늘에 부끄럽다
이 세상 누구에게도 그리움 되지 못한 몸
여기 와 무슨 기도냐
별 아래 그냥 취해 잤다
천년, 만년, 그 너머 먼 세월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가는 남해 금산. 그 위에 세운 절 하나 기도발 영험하여 누군 왕도 되고 누군 합격도 하고 해 오늘도 소원의 발길 끊이지 않느니. 그 누구의 그리움 하나 되지 못한 몸 빌어 무엇 하리. 무심한 하늘 아래 저 먼 해원(海原) 오늘도 그리움만 밀물져 오는데. 텅 비어 통 큰 몸 빌어 또 무엇 하리. <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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