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이홍섭(1965~ )
한 아이가 돌을 던져 놓고
돌이 채 강에 닿기도 전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던
돌 같던 첫사랑도 저러했으리
그로부터 너무 멀리 왔거나
그로부터 너무 멀리 가지 못했다
설악산 십이선녀탕 앞 개활지 여름은 노란 달맞이꽃 세상. 달 밝은 밤이면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것 보려 물 쪽으로 고개 내민 꽃. 이러니 내 마음은 첫사랑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떠나왔나.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몰라 두 손바닥으로 얼굴부터 가리던 첫사랑, 순정의 시절로부터 얼만큼 멀어졌는가. 아니면 우리 모두 그 시절로부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맴돌고만 있는 건가.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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