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요코이야기’못 배운다”
등교 거부한 열한살 在美교포 “옳은 일…떨리지않았다” 학교, 1주만에 교재 금지
뉴욕=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 입력 : 2007.01.19 23:45 / 수정 : 2007.01.19 23:45
- 미국에서 한 한국계 학생이 일제 말기 일본으로 피신하던 일본인 아녀자들을 한국인이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일본 왜곡소설 ‘요코이야기’를 배울 수 없다며 일주일간 등교를 거부했다.
요코이야기는 일제 말기인 1945년 7월 함경북도에 살던 일제 고관의 딸인 요코씨가 어머니, 언니와 함께 한국을 빠져나가 일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본 여성들이 한국 남성에 의해 무자비 하게 죽어가고 강간이 자행되는 걸 목격했다고 기술한 책으로, 미국 일부 지역에서 학교 교과서로 채택됐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뉴욕 근교의 한 사립학교 7학년에 다니는 허보은(11·미국명 알렉스 허·사진=연합뉴스)양은 “한국을 침략해 많은 사람을 죽인 건 일본인데 이 책에는 여러 곳에서 한국인이 일본사람을 성폭행하고 아주 나쁜 것처럼 나온다”며 “어떤 문장을 읽고선 눈물을 터뜨릴 뻔했다”고 말했다. 허양은 “우리 반 친구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나를 놀리고, 슬퍼지지 않을까. 내가 편안하게 느끼고 마음껏 의견을 표현해야 할 우리 반에서 이런 취급을 받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걱정했다.
허양은 2004∼2006년 여름 어머니를 따라 잇달아 한국을 방문해 국립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일본이 식민지 통치 등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한국인이 오히려 일본인들을 위협하고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책이 지난 9월 영어시간에 교재로 배포되자 허양은 선생님께 “나는 집에 가겠다”라며 가방을 싸들고 집으로 왔다고 한다. 허양은 이후 이 책의 수업이 계속되는 일주일간 계속 등교를 거부했고, 이 학교는 결국 ‘요코이야기’를 가르치지 않기로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