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랍 개혁세력 "이란 시위에서 배우자"원세일 기자 niet@chosun.com 기자의

푸른물 2009. 6. 28. 07:37

아랍 개혁세력 "이란 시위에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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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27 00:17

아랍의 개혁세력들이 이란의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왜 자신들은 이란에서처럼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도록 사람을 모으지 못하는지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년 동안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세력은 인터넷에서 배너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운동은 조직 내부의 분열이나 리더십 부족 때문에 대중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Mubarak) 대통령이 28년 동안 장기집권 중인 이집트에서 모하메드 샤카위(27)는 작년에 항의시위를 조직하다가 2주 동안 감옥에 갇힌 적이 있다. 그는 "우리들이 많은 것을 희생해가며 이집트에서 이룩하려고 했던 일이 테헤란에서는 불과 10일 만에 일어났다"고 WP에 말했다. 또 다른 운동가인 아흐메드 아바드 엘 파타(22)는 그의 블로그에 "우리 이집트인들은 마치 성관계를 맺을 수 없어 음란물을 시청하는 청소년과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25일 이란에서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Mousavi) 전 총리가 4일간의 침묵을 깨고 인터넷을 통해 "물러설 뜻이 없다"며 투쟁을 계속할 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나면서 개혁파들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무사비 전 총리에게는 시위를 이어갈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Ahmadinejad)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여전하지만,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시위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인원을 거리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이란 개혁파 진영은 '개혁파 동맹'이란 이름 아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Khamenei)의 권력을 제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범 아랍권 신문 '알 샤르크 알 아우사트'는 25일 보도했다. 이 운동에는 무사비 전 총리와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그리고 상당수 종교 지도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개혁파 진영은 군통수권을 보유하지 않은 채 정치체제만을 감독하는 쪽으로 최고지도자의 권력이 축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6일 지난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 중인 헌법수호위원회의 압바스 알리 카드코다에이 대변인은 "열흘간 조사를 벌였지만 주요한 선거부정 사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선거는 역대 가장 깨끗했던 선거였다"고 발표했다. 헌법수호위는 오는 29일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