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용

당당해진 그녀 ,휴가 사흘의 비밀

푸른물 2008. 12. 17. 18:20

당당해진 그녀, 휴가 사흘의 비밀 [중앙일보]

프티 성형 / 표 안 나게 고치니 표나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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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다녀온 A양. 어딘지 모르게 예뻐졌습니다. 코를 올린 것도 쌍꺼풀을 만든 것도 아닌데 말이죠. 피부도 반짝반짝 윤이 나고요. 볼 살도 통통하게 올랐습니다. 친구들도 난리가 났네요. ‘귀(鬼)티’ 나던 그녀가 이제 ‘귀(貴)티’를 뽐낸다고요. 여자 셋만 모이면 화제라는 ‘프티 성형’. 쉿! 그녀가 꼭꼭 숨긴 비밀이랍니다.

글=홍주연·이영희 기자<jdrea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이태영(35·여·회사원)씨는 이번 여름휴가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그는 휴가 동안 피부과에서 얼굴의 점과 주근깨를 깨끗이 없앨 예정이다. 그렇다고 휴가를 포기한 것도 아니다. “2~3일 후면 딱지가 없어진대요. 시술을 받고 동해안으로 3박4일 놀러 갈 거예요.”

 김재현(34·회사원)씨는 ‘몸매 성형’에 나선 경우다. 그는 최근 허리의 군살을 빼는 지방흡입 시술을 받았다. “전신마취도 없이 금방 끝났어요. 주말 지나고 출근하니 아무도 모르던데요(웃음)”.

 ‘프티(petit·작은) 성형’이 유행이다. 프티 성형은 회복 기간이 짧고 효과가 빠른 미용 시술을 말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쌍꺼풀에 코 높이는 수술은 기본. 팽팽한 피부와 새하얀 치아, 군살 없는 몸매도 이젠 2~3일 안에 주문할 수 있다. 회복 기간이 짧아 남들 모르게 시술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NU피부과 조미경 원장은 “한국인들은 ‘빨리빨리’를 좋아한다. 성격이 급해 시술을 여러 번 받는 것도 싫어한다. 그래서 빠르고 효과 좋은 프티 성형이 인기”라고 말했다.

 프티 성형은 업계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골드 미스(경제력이 있는 30대 싱글 여성)’가 40대를 제치고 성형 업계의 주고객으로 떠오른 것도 이 시술 덕분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원하는 부분만 살짝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휴가를 사용해 ‘퀵 쌍꺼풀’ 수술을 받은 정지연(34·회사원)씨는 “싱글이기 때문에 외모에 투자하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남들이 수술한 것을 잘 몰라서 더 만족한다”고 말했다. 드림성형외과 송홍식 원장은 “여자들은 20대 후반~30대 중반에 눈에 띄게 확 늙는 시기가 온다. 이 때문인지 골드 미스 고객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고 말했다. 남성 고객들도 늘고 있다. 바람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요즘은 상당수의 20대 초·중반 남성이 몸매를 손보겠다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성형은 이제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김모(35·여)씨는 최근 돌출형 입을 교정하는 수술에 3년 동안 돈을 털어 넣었다. 회복 기간은 열흘 정도. 수술비로 1000여만원을 썼지만 그는 “평생 소원이 예쁜 입매를 갖는 것”이라며 만족한 표정이다. 예한의원 정호룡 원장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객보다 차곡차곡 돈 모아 병원을 찾는 직장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시술 방법도 진화 중이다. 요즘은 레이저보다 주사·침 등 바늘을 이용하는 요법이 인기다. 한의원에서는 미용침으로 피부를 탱탱하게 만들고 성형외과에서는 주사 하나로 가슴을 확대하기도 한다.

조미경 원장은 “주사 요법의 특징은 시술 즉시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몇 년 전까지 유행했던 레이저 시술은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려 환자들이 싫어한다”고 말했다.

 수십~수백만원이 드는 시술 비용의 거품을 지적하는 사람도 적잖다. 의료 관계자 A씨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 필러나 보톡스를 시술할 경우 약값의 3~5배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다. 미용침도 재료비보다 원가가 2~3배 높다”고 말했다.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있다.

인제대 의대 강신익 교수는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표어로 대표되는 외모에 대한 과잉 집착 현상이 성형 열풍에 이어 프티 성형까지 유행시키고 있다며 “이처럼 자신의 몸을 쉽게 도구화하는 것은 개인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사회경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