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에 '뿔'이 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담배 한 개비보다 녹차 한 잔 마시는 것은 어떨까?
녹차의 감칠맛을 내는 주요 성분인 '데아닌'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등 여러 가지 생리효과가 있는 것으로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데아닌은 녹차 잎을 얻을 수 있는 차 나무와 일부 버섯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아미노산으로서 녹차에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일본 나고야대 심리학과와 ㈜아모레퍼시픽 공동연구팀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데아닌을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심장박동수가 적고 타액 속 '면역글로브린 A(s-lgA)'의 분비도 현저히 감소했다고 최근 국제적 과학 전문지 '생물심리학'에 발표했다.
- 연구팀은 "데아닌이 교감신경의 활성화를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녹차를 마시는 등의 방법으로 데아닌을 섭취할 경우 신경계 흥분을 억제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사람의 뇌에는 인체가 섭취한 음식 속 영양 성분이나 그 밖의 성분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바리케이트'가 있다. 이것을 '뇌 관문(BBB·Blood Brain Barrier)'이라 하는데, 일단 특정 성분이 뇌 관문을 통과하면 혈류를 통해 뇌 세포에 전달돼 신경작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아모레퍼시픽 식품연구소 김영경 연구원은 "그런데 마시는 것 중에서 유일하게 뇌 관문을 통과해서 직접 뇌 세포로 전달되는 것이 녹차다"며 "이런 원리로 녹차 속 데아닌이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감소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데아닌이 스트레스 저하에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효과는 미미하므로 맹신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나 데아닌은 인체에 전혀 부작용이 없는 성분이므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꺼내 피우는 것보다는 녹차를 마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