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비망록 / 문정희

푸른물 2024. 2. 14. 07:46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문정희 :시인  수필가

1947. 5. 25  전남 보성군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현대문학박사

1969  월간문학지 시 '불면'

2005.3~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석좌교수

2007~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2014.9~2015  제 40 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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