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시
여름의 끝/ 장석남 여름의 끝으로 물소리가 수척해진다 초록은 나날이 제 돌계단을 내려간다 나리꽃과 다알리아를 어깨에 꽂고 다녀간 구름도 이제 어느 집 내전(內殿)의 자개장에서나 보리라 노예와도 같이 땀을 쏟아가며, 진땀을 닦아가며 타고난 손금을 파내던 일을 이제 좀 쉬리라, 여울목 여울물 소리가 수척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