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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공룡' 50年 미스터리, 우리 과학자가 풀었다

푸른물 2014. 10. 24. 07:06

'신비의 공룡' 50年 미스터리, 우리 과학자가 풀었다

  • 이영완 블로그
    산업부 차장
    E-mail : ywlee@chosun.com
    중학생도 이해할 만큼 쉽게 과학기사를 쓰라고 요구하는 데스크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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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0.2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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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융남 지질박물관장팀… 네이처誌 "學界 최대 수수께끼 풀려"]

    1965년 몽골 사막서 팔뼈 발굴 '무서운 손' 데이노케이루스 命名… 학계 "엄청난 육식공룡" 추측만
    李관장팀 2009년 몸통 등 발견… 중요한 머리·발뼈는 못 찾아
    도굴 머리뼈 올해 유럽서 반환… 李관장, 몸통에 붙이니 딱 맞아 "胃에서 물고기 화석… 잡식성"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한국 과학자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이 약 50년 동안 고(古)생물학계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신종 공룡의 정체를 완전하게 밝혀냈다.

    이융남〈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신비에 싸여 있던 7000만년 전 공룡 데이노케이루스(Deinocheirus)의 화석을 찾아내 분석한 결과 풀과 물고기를 같이 먹었던 거대한 잡식성(雜食性) 타조공룡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공룡은 몸길이 11m, 키 5m, 몸무게 6.4t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지 23일자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게재됐다. 한국 과학자의 공룡 연구 결과가 네이처지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융남 관장이 논문의 제1저자이고, 몽골과 프랑스·벨기에·일본 학자들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데이노케이루스 화석은 1965년 처음 발굴됐다. 당시 폴란드 과학자들은 몽골 고비사막 남쪽 지역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길이 2.4m의 공룡 팔뼈를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그리스어로 '무서운 손'이라는 뜻을 지닌 '데이노케이루스'로 명명했다. 육식 공룡의 대명사인 티라노사우루스의 팔이 1m라는 점을 들어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몸집이 두 배 이상 큰 대형 육식(肉食) 공룡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융남 관장은 데이노케이루스의 온전한 정체를 밝히기 위해 2006년부터 몽골에서 11개국 과학자들과 함께 고비사막을 뒤지고 다녔다. 마침내 2009년 팔과 목, 몸통, 다리뼈가 온전히 남은 데이노케이루스의 화석을 발굴했다. 공룡의 갈비뼈와 등뼈 사이에서는 위(胃)에서 풀을 갈아 소화를 돕는 자갈인 위석(胃石)이 1400개나 발견됐다. 이 관장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에서 "데이노케이루스는 목이 길고 뒷발로 걸었던 타조공룡류의 초식(草食) 공룡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의 학설을 뒤집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 가설을 뒷받침할 마지막 퍼즐 조각이 없었다. 2009년 발굴 당시 공룡의 머리와 발뼈가 이미 도굴돼 사라진 것. 연구가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2011년 벨기에 과학자로부터 도굴된 뼈가 유럽에 있다는 연락이 왔다. 이 관장은 "현장에 가서 보니 우리가 발굴했던 화석과 색깔이 똑같고 겹치는 뼈가 없는 것으로 보아 데이노케이루스의 잃어버린 화석 조각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3년여에 걸친 설득 작업 끝에 마침내 올 5월 소장자가 공룡의 머리와 발뼈를 몽골에 반환했다. 반환된 발뼈는 2009년 이 관장이 발굴한 데이노케이루스의 뼈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 것이다.

    공룡 '데이노케이루스'의 정체 이렇게 밝혀졌다.
    식생활을 알려주는 결정적 증거도 나왔다. 위석과 함께 소화되다 만 물고기가 화석이 된 채 발견된 것. 결국 데이노케이루스는 물가에서 연한 잎을 뜯어 먹다가 물고기도 먹는 잡식성으로 변했다는 결론이 났다. 또 날렵한 몸의 다른 타조공룡과 달리 데이노케이루스는 먹이 경쟁을 위해 몸집을 키워 천천히 걷는 형태로 진화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미 메릴랜드대의 토머스 홀츠(Holtz) 교수는 네이처에 발표한 별도 해설 논문에서 "고생물학계 최고의 수수께끼였던 공룡의 진정한 본체가 드디어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국제 공동 탐사단이 발굴한 데이노케이루스 화석은 현재 경기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 있는 공룡알화석지 방문자센터의 수장고에 있다. 화성시는 이 관장이 이끄는 공룡 발굴단에 5년간 25억원을 지원했다. 몽골에서 발굴한 화석의 소유권은 몽골 정부에 있다. 화성시와 지질자원연구원은 몽골 정부와 협의해 화석을 장기 임대하거나 진품은 반환하고 복제본을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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