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스크랩] 가을

푸른물 2014. 1. 25. 07:52

 

 

[가슴으로 읽는 동시] 가을

 

가을

 

기차가 섰다

시골 정거장

 

손님은

단 두 분

 

엄마한테

업힌 아기

 

기차가 떠나자

손을 흔들고

 

역부는

외로이

돌아서는데

 

울타리에 한 그루

단풍나무가

 

어스름

저녁놀에

꽃처럼 탄다.

 

―최계락(1930~1970)

 

  
	가슴으로 읽는 동시 일러스트

 

이 동시를 읽으면 아련한 추억의 가을 시골 정거장이 떠오른다. 철길 따라 코스모스가 피어 한들거리고, 해바라기 같은 금테 모자를 쓴 역무원이 깃발을 흔드는 정거장의 풍경이 떠오른다.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정거장일 터이다. 파란 하늘로 울려 퍼지는 기적 소리와 차창으로 흔드는 손과 외롭게 뻗어 있는 철길…. 떠남과 기다림이 있는 시골 정거장은 가을의 정서에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엄마와 아기, 단 두 명의 손님이 내리는 시골 정거장은 외롭기 그지없다. 기차가 떠나자 손을 흔들고 외로이 돌아서는 역부와 저녁놀에 단풍나무가 빨갛게 타는 시골 정거장의 풍경이 코스모스 꽃처럼 애틋하면서 아름답다.

이준관·아동문학가

 

출처 : 무너미
글쓴이 : 무너미 원글보기
메모 :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타작 / 이준섭  (0) 2014.11.06
까치집 / 오순택  (0) 2014.01.25
나무의 장갑  (0) 2013.09.13
종이연  (0) 2013.04.25
나무들이  (0) 201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