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이 가을에도

푸른물 2012. 11. 12. 08:17

이 가을에도 / 최진연

 

주여. 아직은/귀뚜라미 풀벌레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음을

都市의 무덤 가에서 감사드립니다

 

새벽 달빛보다 싸늘한/강을의 강물 소리로

저들이 무엇을 울고 있는지를

이 가을에도

귀 있는 사람들은 듣게 하소서

 

잎이 지고 / 열매들만 남아서

나무들이 보여주는 당신의 뜻을

이 가을에도

눈 있는 사람들은 보게 하소서.

 

내가 당신의 /한 그루 나무로서

잎만 무성하지 않게 하시고

내 인생의 추수기에

따 담으실 열매가 풍성하게 하소서.

 

주여, 아직은 / 내 인생에 겨울이 멀었다고

황충 먹은 나날을 노랴하지 말게 하시고

당신의 默 示로 가득 찬 이 세상에

감격하며 살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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