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처음 발견했다. 학계에서는 치매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질병관리본부는 안상미 생명의과학센터 박사팀이 ‘글루타메이트 카르복시펩티데이즈(GCPⅡ)’라는 효소가 치매 유발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무독성의 작은 알갱이로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아밀로이드가 뭉쳐 생기는 독성이 신경세포를 파괴해 발병한다. 연구진은 치매에 걸린 쥐에게 한 달간 GCPⅡ 생산을 방해하는 약물을 투여했더니 대뇌 피질에서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 양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GCPⅡ가 몸 안에서 아밀로이드 제거 효능을 갖고 있다는 것. 그동안 GCPⅡ는 장에서 엽산을 흡수하고 뇌에서 글루타메이트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로만 알려져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 대해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는 과정을 억제할 새로운 방법을 발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영 서울대 정신과 교수는 “기존 치매 예방 연구들이 아밀로이드 생성을 막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연구는 생성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방법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도 “치매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타깃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