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韓·日 강제병합 100年, 내일을 말한다] [東京의 한국인 유학생] "일본은 역

푸른물 2010. 9. 20. 06:40

韓·日 강제병합 100年, 내일을 말한다] [東京의 한국인 유학생] "일본은 역사문제에 좀 더 엄중하고 한국은 스스로를 더 객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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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8.31 02:47

[韓·日 강제병합 100年, 내일을 말한다] [3] 일본 대학 한국 유학생·한국 대학 일본 유학생
日학생들 과거사에 관심없어 대중문화 통해서 한국 인식… 반론 제기할 수 있는 문화 좋아

지금 일본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역사의 짐'으로부터 자유로운 세대다. 100년 전 1세대나, 해방 후 유학생을 지배했던 의무감, 열등감도 없다. 그래선지 그들은 일본에는 좀 더 역사에 엄중할 것을 요구하고, 한국에도 좀 더 객관화될 것을 주문했다. 지난 16일 조선일보 도쿄지국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구명회(具明會·37·히토쓰바시대 박사과정), 류충희(柳忠熙·30·도쿄대 석사과정), 선선화(宣善花·27·게이오대 석사과정)씨 등 3명이 참석했다.

일본 속의 한국

구명회=1999년부터 1년간 어학연수를 했는데 그때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정말 관심 없었다. 2002년에 겨울연가 방영된 이후 관심이 폭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지금은 한국이 친숙한 콘텐츠가 되고 있다.

선선화=2004년에 게이오 학부과정에 들어갔을 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아 그러냐'로 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어를 배우고 유학 가는 일본 친구도 늘고 있다. 앞으로 더 늘 것 같다. 그래서 거꾸로 내가 한국 공부를 시작했다. 대답 못하면 부끄러우니까.

류충희=한국에 대한 인식은 대중문화와 결부돼 있다. 그 이전 100년에 대한 관심과 설명은 거의 없다. 2000년 이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까.

일본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일본 도쿄 조선일보지국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구명회(37·히토쓰바시대 사회언어학 박사과정), 선선화(27·게이오대 형사정책학 석사과정), 류충희(30·도쿄대 비교문화 석사과정)씨. /마이니치신문 제공
"일본 학생들은 과거사 모른다"

=과거사에 대해 '왜 관심이 없지?', 그런 것을 많이 느꼈다. 요즘 한국 학생들도 그렇지만 일본 학생들은 정치·역사에 대해 정말 관심 없다. 얘기를 꺼내면 '들어본 것 같아'라는 반응밖에 안 나온다.

=한국은 한번 쓸고 지나가지 않는가. 일본은 그렇지 않다. 일본에서 촛불시위 같은 것은 일어날 수가 없다.

=일본 학생들은 민감한 문제가 나오면 피하는 경우가 많다. 사과받겠다는 게 아니라 대화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일본 학생들은 과거사는 관심 외의 사항인듯하다.

=친구가 일본인 친구와 과거사 문제 얘기하다 점점 심각해져서 싸울 뻔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그 이후로 일본인 친구와 과거사 얘긴 하지 않는다.

=일반인 중 A급 전범문제 등에 대해 일본이 사죄할 필요 없다, 일본은 아시아를 지키기 위해 대동아전쟁을 벌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과거를 얘기하지 않으려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일본에서 한·일관계를 얘기하면 겉도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문제 많다"

=윤치호 선생을 연구하고 있다. 친일행적이 부각되고 있지만 그가 고투(苦鬪)했던 시점은 따로 있었다. 식민지 되기 전에 학제 개혁, 근대국가 형성, 국민의식 고양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분이다. 실패했든 어쨌든…. 이분의 삶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한국에 와서 친구와 얘기하면 벽을 느낄 때가 있다. 그냥 일본이 싫다고 한다. 상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국은 사실 관계에 약하다. 유명 언론인이나 학자, 정치인들이 하는 말에 영향을 많이 받고 거기에 찬성·반대 식으로 간다. 시류에 휩쓸리게 된다.

=각자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감정적 반발, 1970~80년대식 민족사관만으론 안된다. 한국의 일국적 역사의식, 일본의 내부 편향적 역사의식, 두 가지를 각자 극복해야 한다. 한국에선 전문가조차 '한국' 속에 갇혀 있다.

일본에서 공부해보니

=10년쯤 살다 보니 일본의 지나친 전체주의적 문화에 대한 이질감이 점점 강해진다. 지하철 계단에서 한쪽은 비어 있는데도 한쪽으로만 다닌다. 처음엔 굉장히 좋았는데 점점 이상하다고 느낀다.

=시민의식 수준은 확실히 일본이 높다. 공공영역 내에서 지켜야 할 것은 지킨다. 그리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1989년 여행자유화 이후 유학생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개인의 목표달성, 행복을 찾기 위한 유학이다. 훨씬 자유로운 개인들이 유동성을 갖고 일본에서 살고 배우고 있다. 이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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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8.31 02:47 / 수정 : 2010.08.31 13:51

[韓·日 강제병합 100年, 내일을 말한다] [3] 일본 대학 한국 유학생·한국 대학 일본 유학생
서로 좋은 점, 나쁜 점 공존 한·일 민간 네트워크 만들어 환경·인권 등의 문제 공동해결을

얼마 전까진 한국 유학생이 일본의 발전상을 배우기 위해 현해탄을 건넜다. 최근엔 한국을 배우기 위해 바다를 건너는 일본 유학생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젊은이와 일본에 대한 저항감없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있다"면서 "더 깊이 있는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정보와 기회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3일 마이니치신문 서울지국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오이카와 히로에(35·연세대 박사과정), 유야마 아쓰시(湯山篤·29·서울대 박사과정), 다카시마 가오루(高島薰·21·고려대 교환학생) 등 3명이 참석했다.

한류붐에서 출발한 한국 호감

다카시마 가오루=고교생 때 한류붐이 한창이었고, 어머니와 한국 드라마를 즐겨 봤다. 알아듣진 못했고 한국어를 듣는 것이 참 좋았다. '한·일고교생 교류캠프'에 참가해 한국 학생과 친분을 쌓았다. 대학생이 돼선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했다.

유야마 아쓰시=대학생이던 2002년, 일본인 납치문제가 큰 이슈였다. 지도교수가 '사회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해 공부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일 월드컵, 한류붐도 한국에 대한 관심에 영향을 미쳤다.

오이카와 히로에=대학시절 캐나다에 유학갔는데 가장 사이가 좋은 친구가 한국인이었다. 전쟁책임, 역사문제 얘기 때, 아무 대답을 못하고 '미안하다'고 사과만 했다. '한국을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진학해 재일교포 문제를 연구했는데, 재일교포 1세 할아버지에게 '한글도 모르면서 무슨 재일교포 연구냐'란 핀잔을 듣고 유학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일본인 학생들이 마이니치 지국 서울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이카와 히로에(35·연세대 박사과정), 다카시마 가오루(21·고려대 교환학생), 유야마 아쓰시(29·서울대 박사과정)씨.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

오이카와='왜 하필 한국이야?'란 질문을 듣는다. 교과서 문제 등이 터질 때마다 '반일 감정이 심각하다는데 살기 괜찮니?'란 걱정도 많이 듣는다. 반일 감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나 위험은 없다. 한국 사람의 정과 따스함을 접하면서, 한국상(像)은 달라졌다.

다카시마=반일감정을 알기도 전에, 한국인과 친분을 쌓았다. 그래선지 한국 이미지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월드컵 일본과 파라과이 경기 때 한국인들이 파라과이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응원하고 일본이 지는 걸 좋아하는 모습에 껄끄러움을 느꼈다.

유야마=일본인이라고 신변 위험을 느낀 적은 없다. 예전엔 일본인 신분을 감춰야 했다고도 하는데, 한국에서 3년간 한번도 내 신분을 감춘 적이 없다.

"과거에 대해 묻지 않아"

다카시마=한국에 오기 전 '한국인들은 일본 드라마나 문화는 좋아하지만 일본인 자체가 좋은지는 별개 문제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아주 친한 친구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운동화를 신고 있는 걸 보고 '아 그렇구나'하고 깨달은 적도 있다.

유야마=한국에 3년 전 왔는데 역사관에 대해 질문받은 건 딱 5번이었다. 전부 술자리에서. 사실 깊게 논쟁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한국 젊은이들도 아주 자세히는 잘 모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도 배울 점 많아"

다카시마=서로 좋은 점, 나쁜 점이 공존하는 것 같다. 한국에도 일본인이 배울 점들이 있다. 버스에서 한국 젊은이들은 나이 든 분들에겐 당연하다는 듯 양보를 잘 한다.

오이카와=일본은 서비스업, 기술 등에서 앞서나갔지만 지금은 정체기다. 반면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가 발달해서인지 신중함이 부족한 듯 하다. 대신 에너지는 충만하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는

유야마=올해 서울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서 한·일 유학생 교류회가 처음 열렸다. 이런 식의 촘촘한 교류의 장을 지속한다면 미래도 밝아지지 않겠는가.

오이카와=한·일 공동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환경, 인권 등의 문제가 많다. 민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일본 젊은이만의 과제이자 의무라고 말하지만, 한국도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해 일부분 가해자로서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카시마=고교생 때 '한·일교류캠프'에 참여했다면 친구들이 '어디에서 정보를 얻었느냐'며 무척 부러워했다. 장기교류를 계속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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